인생을 살면서 가장 필요 없는 것 하나만 없애라고 한다면, 나는 주저 없이 **‘남과의 비교’**라고 말하고 싶다.
남과 비교하는 순간 행복은 멀어지고, 내가 가진 것의 가치는 작아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참 재미있는 일이 있었다.
얼마 전 올림픽대로를 지나가다가 반포에 건설되고 있는 어마어마한 아파트 단지를 보았다.
높이 솟아오르는 건물들, 한강을 바라보는 멋진 위치, 규모부터 남다른 고급 아파트.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나왔다.
“와, 저 아파트는 한 채에 도대체 얼마인 거야?”
그러더니 머릿속에서는 자동으로 계산이 시작되었다.
한강뷰라면 가격이 얼마나 될까?
앞으로 자산가치는 얼마나 올라갈까?
보유세는 얼마나 나올까?
저 정도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풋! 하고 웃음이 터졌다.
아니, 그렇게 남과 비교하지 말자고 다짐해 놓고,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아파트를 보는 순간 자산가치부터 세금까지 계산하고 있는 나 자신이라니.
아직도 수련이 한참 덜 되었구나. 😂
비교는 참 교묘하게 찾아온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평생 비교하면서 살아왔다.
어릴 때는 성적을 비교했고,
젊었을 때는 직장과 연봉을 비교했고,
결혼하고 나서는 집과 자녀의 교육을 비교했다.
나이가 들면 조금 달라질 줄 알았다.
그런데 웬걸.
이제는 자산 규모, 사는 집, 연금, 은퇴 후 생활까지 비교한다.
심지어 누구는 여행을 얼마나 자주 다니는지, 누구는 얼마나 젊어 보이는지까지 비교한다.
비교의 대상만 달라졌을 뿐, 비교하는 습관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이다.
어쩌면 인간은 평생 비교라는 숙제를 안고 살아가는 존재인지도 모르겠다.
남의 아파트를 본다고 내 집이 작아지는 것은 아닌데
반포의 고급 아파트를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저 아파트가 아무리 비싸다고 한들, 그것이 내 삶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
그 아파트가 생긴다고 내가 살고 있는 집이 작아지는 것도 아니고,
그곳에 사는 사람이 부자라고 해서 내가 가난해지는 것도 아니다.
어제까지 만족스럽던 내 삶이 오늘 갑자기 부족해지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우리는 남이 가진 것을 보는 순간, 내가 가진 것의 가치를 다시 평가하기 시작한다.
참 이상한 일이다.
내가 가진 것은 어제와 똑같은데, 남이 가진 것을 보았다는 이유만으로 만족감이 흔들린다.
결국 나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은 부족한 현실이 아니라 남과 비교하는 마음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교는 끝이 없는 게임이다
세상에는 언제나 나보다 더 많이 가진 사람이 있다.
더 좋은 집에 사는 사람도 있고,
더 많은 돈을 버는 사람도 있고,
더 건강하고 젊어 보이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그 사람들은 모두 행복할까?
아마 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들 역시 자신보다 더 많이 가진 누군가를 바라보고 있을 수 있으니까.
비교에는 끝이 없다.
한 단계 올라가면 또 다른 단계가 보이고, 하나를 가지면 더 좋은 것이 눈에 들어온다.
이 게임에서 이기는 방법은 무엇일까?
어쩌면 게임을 그만두는 것밖에 없을지도 모르겠다.
나이가 들수록 행복의 기준은 단순해진다
젊었을 때는 성공의 기준이 비교적 분명했다.
좋은 직장, 높은 직책, 높은 연봉, 사회적인 인정.
그런 것들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달렸다.
하지만 인생 후반전에 접어들면서 조금씩 생각이 달라진다.
아침에 건강하게 일어나고,
좋아하는 일을 하며 하루를 보내고,
가족들과 맛있는 식사를 하고,
손주가 웃는 모습을 바라보고,
가끔 여행을 떠나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일.
이런 평범한 일들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새삼 느끼게 된다.
특히 손주와 함께 지내면서 행복의 기준이 더 단순해졌다.
아이가 해맑게 웃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비싼 아파트도, 멋진 자동차도 잠시 잊게 된다.
그 순간에는 그저 지금 이 시간이 참 좋다는 생각뿐이다.
어쩌면 행복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가까운 곳에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남의 성공을 부러워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솔직히 멋진 아파트를 보면 부러울 수도 있다.
좋은 차를 보면 타보고 싶을 수도 있고, 멋진 여행 사진을 보면 나도 가보고 싶어진다.
그런 마음까지 억지로 없앨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부러움이 새로운 목표를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하니까.
다만 중요한 것은 그다음이다.
남의 성공을 보고 자극을 받는 것과, 남의 성공 때문에 내 삶을 초라하게 느끼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
누군가의 좋은 집을 보고
“참 멋지다.”
하고 감탄하는 것은 괜찮다.
하지만
“나는 왜 저런 집에 살지 못할까?”
하는 생각으로 이어지는 순간, 마음은 불편해진다.
남의 행복을 인정하면서도 내 행복을 지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제는 남보다 어제의 나와 비교하고 싶다
앞으로도 올림픽대로를 지나가다가 멋진 아파트를 보면 또 한 번 가격을 계산할지도 모르겠다.
오랜 습관이 하루아침에 사라지지는 않을 테니까.
그래도 이제는 비교의 방향을 조금 바꿔보고 싶다.
남보다 더 많이 가졌는가가 아니라,
어제보다 조금 더 건강해졌는가.
남보다 더 성공했는가가 아니라,
어제보다 조금 더 즐겁게 살았는가.
남보다 더 좋은 집에 사는가가 아니라,
지금 내가 사는 공간에서 충분히 행복한가.
이런 질문을 나 자신에게 던져보고 싶다.
아직도 수련 중인 인생2막
그날 올림픽대로에서 혼자 웃었던 순간이 자꾸 생각난다.
남과 비교하지 말자고 그렇게 다짐하면서도 한강변 아파트를 보자마자 머릿속 계산기가 돌아갔던 나.
아직 갈 길이 멀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나 자신도 조금 너그럽게 바라보려고 한다.
비교하는 마음이 올라오면
“아이고, 또 시작이네.”
하고 웃어넘길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시 내 삶으로 돌아오면 된다.
내가 가진 것들,
내 곁에 있는 사람들,
오늘 누릴 수 있는 작은 행복들.
그것들을 바라보는 연습을 계속하고 싶다.
남의 삶을 부러워하느라 내 삶의 소중한 순간을 놓치지 않는 것.
어쩌면 이것이 인생 후반전에 꼭 필요한 지혜가 아닐까.
오늘도 나는 수련 중이다.
다음에 반포의 그 아파트를 지나갈 때는 가격부터 계산하지 않고 그저
“와, 멋지게 지었네!”
하고 지나갈 수 있을까?
글쎄….
아직은 자신이 없다. 😂
그래도 오늘보다 내일은 조금 더 나아지지 않을까.
인생은 남보다 잘 사는 경쟁이 아니라, 나답게 행복하게 살아가는 과정이니까.

